시에 대한 가치론적 물음과 응답의 영화, <시>
황혜진
건국대학교
국어교육학연구 40집 621-649 (2011)
초록
이 연구는 텍스트와 수용자가 만나는 경계의 어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주목하였다.특히,영화가 가치 문제를 제기하고,주인공을 내세워 이 문 제를 서사적으로 탐구하며,그 문제에 대한 자기응답을 마련하여 수용자에게 영향 을 미치려는 힘의 작용과,그로 인해 생성된 수용자의 반작용이나 반응을 고찰하 려 하였다.영화 <시>는 그 창작 동기가 표명되었으며,가치 문제가 이미지화되어 제시되고,미자라는 인물의 서사적 행로를 통해 탐구되며,시의 가치에 대한 영화 적 답변이 서사 구조와 결말 처리로써 분명히 드러난다. 한편,이 영화는 관객에게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하고 있다.먼저,이 영화는,그 야말로 시적인 풍경 속에 갑자기 끼어든 익사체가 주는 이질감과,영화 제목과 주 검이 병렬적으로 제시되는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통해 이 영화가 탐구하고자 죽음의 현실에서 시란 과연 무엇인가’ 를 제시한다.이를 통해 하는 가치 문제,즉,‘ 관객은 대립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의미항의 병렬을 일종의 충격으로 느끼면서 영 화가 두 의미항을 어떤 방식으로 결합시켜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는 서사적 탐구의 주체인 ‘ 미자’ 라는 주인 공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진다.하루 동안 펼쳐지는 미자의 일상은 다소 밋밋하고, 관객이 영화의 서사세계를 체험하는 데 매개가 될 인물로서 미자는 너무 평범하고 서사를 끌고 나갈 힘이 약해 보인다.그러나 이러한 인물이 어떻게 앞으로 서사를 이끌며 이 영화가 다루려는 무거운 가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까 하는 염 려 섞인 흥미를 끌기도 한다.주인공의 평범함과 매력 없음이 오히려 관객이 관객 으로 하여금 해석적 의미를 이끌어 내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영화의 서사가 펼쳐지는 부분에서 이 영화는 미자의 두 가지 지향, 즉,‘ 자살 문제 해결하기’ 와‘ 시 짓기’ 와 관련된 두 갈래의 서사를 진행시킨다.둘 로 나뉜 서사의 흐름은,희진의 어머니를 위로하러 찾아간 미자가 자신의 목적을 잊고 자신의 시적 성취만 자랑하다 돌아서는 부분에서 ‘ 빗나간 충돌’ 을 하고,이후 방향을 전환하여,미자가 손자를 고발하고,희진을 위한 시를 지으며,결국 자신의 목숨으로 속죄하는 결말로 단단히 갈무리된다.이러한 서사 구조는 관객에게 독특 한 형식 체험을 가능하게 하며 감정적 흐름에 특별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서사 구조에서 비롯된 감흥은 관객이 이 영화의 결말,즉,가치 물음에 대한 영화적 답변을 감화적으로 받아들이게끔 한다.그리고 마지막에 미자가 쓴 시는 단지 영화의 감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 에필로그’ 를 넘어 영화적 답변의 의미 를 보다 분명히 하고 역할을 한다.희진의 아픔과 고통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그를 대신해 울어주고,죽음의 검은 강물 앞에 선 이의 절망 너머 곱고 여린 마음까지 알아주며,연루된 이로서 그 죽음에 어떤 방식으로든 속죄하는 것이야말로 죽음의 현실에서 시 짓기의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워드
이창동영화 <시><시>의 가치 문제<시>의 서사 구조서사적 탐구시의 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