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통핵심기준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읽기 영역을 중심으로—
조병영 서수현
Iowa State University 광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연구 49권 1호 625-656 (2014)
초록
3. 텍스트의 주요 인물, 사건, 생각의 발달/전개 양상과 그 이유의 분석 4. 텍스트에 사용된 언어의 분석(기술적, 암시적, 비유적 의미의 파악; 단어 선택에 따른 미묘한 의미 차이 분석) 텍스트의 장치와 5. 텍스트 구조의 분석(특정 문장, 단락, 부분 부분들의 전체적인 관련 양상) 구조 6. 저자 시점과 글쓰기 목적이 텍스트의 내용과 형식에 미치는 효과의 평가 지식과 생각의 통합 7. 다양한 매체와 형식(언어적, 시각적, 양적)으로 표상된 내용의 통합과 평가 8. 텍스트에 표상된 논증과 구체적 주장의 분석과 평가(사유의 타당성, 논거의 적합성과 충분함의 정도) 9. 둘 이상의 텍스트가 통일한 논제나 주제를 설명하는 방식의 분석(저자 관점 및 접근 방법의 비교, 지식의 구성) 텍스트 복잡도의 10. 복잡한 텍스트의 독자적이고 능숙한 이해 수준과 범위 읽기 능력 * 자세히 읽기 * 다문서 읽기 * 디지털 매체 읽기 * 복잡한 텍스트 읽기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영어 교과 CCSS가 함의하는 핵심 읽기 능 력은 크게 (1) 자세히 읽기, (2) 다문서 읽기, (3) 디지털 매체 읽기, (4) 복잡 한 텍스트 읽기, 그리고 CCSS의 전체적인 구성에 포함된 (5) 내용 교과 읽 633 기의 다섯 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다. 중핵 기준 1~6은 텍스트의 내용, 구조, 언어의 면밀한 분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CCSS가 강조하는 핵심 읽기 능 력의 하나인 ‘자세히 읽기(close reading)’로 범주화할 수 있다. 중핵 기준 7 은 인쇄 매체와 더불어 디지털 매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형식과 종류의 텍 스트 읽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정보 읽기(digital - text reading)’라 는 별도의 읽기 능력으로 설정할 수 있다. 중핵기준 8과 9는 전통적 독해 관 점에서 다루던 ‘단문서 읽기(single - text reading)’를 넘어서는 보다 복잡한 사유를 요구하는 ‘다문서 읽기(multi - text reading)’ 능력으로, 중핵기준 10 은 CCSS가 가장 핵심적인 성취 기준 설계 원리로 제시한 것으로, 말 그대로 도전적인 수준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복잡한 텍스트 읽기(reading complex texts)’로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학이나 역사 등의 다양한 교 과 학습에 수반되는 글 읽기 능력인 ‘내용 교과 읽기(content area reading)’ 를 설정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각각의 중핵 기준은 완전하게 분리되지 않 으며, 이에 함의된 다섯 가지 읽기 능력들이 실제 읽기 상황(또는 읽기 수업 상황)에서 서로 배타적이고 변별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연 구에서는 각 읽기 능력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시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이 들을 구분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CCSS가 학생들이 초 ・중등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하여 ‘인지적’이고 ‘학문적’인 읽기 역량 을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3에 주목하여, 읽기 영역의 기준들이 기존에 3 이는 다음과 같은 CCSS의 개발 원칙(NGA Center & CCSSO, 2009)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학교 현장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고도로 엄선된, 가급적 소수의 명확한 내용을 담도록 한다.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준비될 수 있도록 대학 및 직업현장의 요구와 연 계되도록 한다. •모든 학생들이 21세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고도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내용을 엄선하고 이를 활용하도록 한다. •모든 학생들이 글로벌 사회와 경제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국제 비교검 토를 통해 개발한다. 축적되어 온 ‘연구와 증거에 토대’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하 고자 한다. III. 공통핵심기준의 가능성과 한계 공통핵심기준이 기존의 읽기 연구의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 이 장에서 는 앞서 규정한 다섯 가지 읽기 능력이 지금까지의 읽기 연구를 통해 누적된 읽기 지식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살펴보면서 CCSS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자세히 읽을 수 있는 능력 영어 교과의 CCSS는 ‘자세히 읽기(close reading)’를 최우선적으로 강 조한다. 다시 말해 텍스트의 세부적인 내용과 전체적인 의미를 면밀히 따져 가며 읽는 ‘텍스트에 기초한(text - based)’ 분석적 읽기를 고등 교육에 필요 한 중요한 읽기 능력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중핵 기준에 따르면, 독자는 텍스트의 명시적 내용을 빠짐없이 읽고, 그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하 며, 텍스트가 전달하는 중심 주제 및 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근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텍스트에 사용된 언어와 텍스트가 전달하는 정 보의 얼개를 파헤침으로써 부분적 정보들이 표상하는 미묘한 의미의 차이와 그것들이 크고 작은 맥락 안에서 관련되는 양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와 증거에 토대를 두도록 한다. •공통핵심 교육과정의 채택에 동의한 주는 교육과정이 개발된 후 3년 이내에 주 교육과 정의 85% 이상을 핵심공통 교육과정과 연계하기로 한다. 635 이와 같은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그간 국제 학업 성취도 비교 평가에서 미국 학생들의 독해력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 문으로 보인다. CCSS가 미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그 개발 의도가 있었음을 고려해 볼 때에, 자세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전면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다분히 미국적 상황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역으로, 한국 학생들이 이 미 자세히 읽기와 같은 명시적 정보에 대한 독해에 능하고 교육과정에서도 역시 텍스트에 기반한 읽기를 포함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CCSS의 자세히 읽기 능력을 수용하는 것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 다고도 할 수 있다. 글을 자세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지금까지 읽기 연구 분야의 누적된 지 식에 일면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까지 인지 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는 읽기 과정에서 요구되는 분석적이고 치밀한 의미 구성 과정에 대한 상세한 이론적 논의를 제공한다. 예컨대, 담화 처리 과정에 관한 연구는 독자가 글의 명제적 정보 표상 구조를 지엽적 또는 포괄적 수준에서 분석하여 응집성 있 는 의미 표상 모형으로 수립하는 과정을 설명한다(Kintsch, 1998). 이에 따 르면 능숙한 독자는 텍스트의 언어 정보를 분석하여 매우 기초적 수준의 텍 스트 기반 모형(text base model)을 구축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내용, 구 조, 세상 등에 관한 자신의 지식과 텍스트의 정보를 통합하여 부분과 전체의 의미를 추론하고 불필요하거나 관련 없는 정보를 걸러냄으로써 유기적으로 통합된 상황 모형(situation model)을 수립한다. 이렇게 볼 때에 자세히 읽 기는 그간의 연구 성과를 수용한 산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읽기라는 개념은 인지 과학의 관점보다 1920년대 신비 평의 관점에서 보다 잘 설명되는 것으로 보인다. 신비평의 관점에서 볼 때에 글을 읽는다는 것은 단어 상호간의 유기적 관계와 그에 내포된 세부적 의미 의 이해, 특정 맥락 안에서 생성되는 미묘한 언어적 차이, 의미적 차이, 글 구 조의 유기성과 그 구조가 함의하는 특정 의미 또는 메시지를 파악해 내는 과 정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볼 때에 CCSS의 중핵 기준들은 읽기에 대한 관점 에 있어 상당 부분 신비평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읽기를 텍스트의 언어를 풀 어 내고 그 층층의 맥락 안에 ‘이미 내재된’ 의미를 도출하는 상향식 과정 으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기 과정에 대한 이와 같은 관점에서는 의 미 구성 과정에 기여하는 ‘독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CCSS의 중핵 기준들에서는 독자 지식과 글 정보의 연관 양상(Anderson & Pearson, 1984), 능동적 의미 구성을 위한 읽기 전략 사용(Pressley & Afflerbach, 1995), 텍스트 의미 과정에서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독자의 지적/심리 적/정서적 반응(Rosenblatt, 1994), 독자가 읽기를 둘러싼 상황과 상호작용 하면서 텍스트를 읽는 방식(Brown, Collins, & Duguid, 1989), 그리고 독자 지식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텍스트의 이해의 과정(Kintsch, 1988)이 ‘텍스트 에 기초한’ 분석적 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 한 점으로 인해 CCSS가 지난 수십 년간 인지 과학 분야에서 지지되어 온 구 성주의적 읽기 관점을 토대로 도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르게 되 는 것이다. CCSS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세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은 텍스트 기반 읽 기를 위한 중핵 능력으로, 성공적인 읽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능력이 최근의 읽기 이론을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이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다분히 미국 교육의 위기 상황에서 도출되었다 는 점을 고려해 볼 때에, 이를 강조하는 것은 CCSS가 일정 부분 제한점을 가 질 수밖에 없음을 함의하고 있기도 하다. 2. 여러 문서를 통합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 읽기 연구가 하나의 완결된 글을 읽는 과정에 대한 탐구라는 가정은 읽 기 연구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인식 중 하나이다. 사실 기존의 읽기 이론과 모형들은 대부분 단일 문서 읽기에 대한 관찰과 분석에 근거한다. 그러나 학 교 공부, 직무 과정, 그리고 일상에서 경험하는 읽기 상황은 대체로 여러 문 637 서들을 찾아 읽으면서 이해하고 분석하며 종합하는 능력들을 요구한다. 예 컨대, 강의 시간에 부과된 과제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 글을 참조하는 대학생 의 모습은 여러 문서를 읽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CCSS는 하나 이상의 문서를 통합적으로 읽을 수 있는 다문서 읽기 능 력을 강조한다. 특히, 동일한 주제 또는 논제를 다루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텍스트를 읽고 각 텍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특정한 정보와 관점을 전개하는 지를 비교・분석하는 능력을 성공적인 고등 교육 학습에서 요구되는 중핵 기준의 하나로 명시적으로 제시한다. 다문서 읽기는 최근 읽기 연구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 주제 중 하 나이다(Goldman & Scardamalia, 2013). Hartman(1995)은 상호텍스트성 의 관점에서 다문서 읽기의 인지 과정을 특정 문서 안에서 관련 내용들을 연결하는 일차 내성적(primary endogenous) 통합, 여러 문서들 간의 내용 들을 결합하는 이차 내성적(secondary endogenous) 통합, 독자의 선행 읽 기 경험과 문서 내용을 통합하는 외생적(exogenous) 통합으로 설명하였다. Rouet과 그의 동료들(Rouet, 2006; Rouet & Britt, 2010)은 Kintsch의 담 화 처리 이론 관점을 발전시켰는데, 다문서 읽기 과정에서 능숙한 독자들은 개별 문서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상호 보완, 충돌, 불일치 등 문서들 간의 의미적 관련성을 표상하는 상호텍스트적 관계 모형(inter - text model)을 수립한다고 설명하였다. 다문서 읽기와 관련하여 특히 문서의 신 뢰성, 일관성, 상호관련성 등을 검토하는 평가적・비판적 읽기 능력의 본질 과 역할에 대한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다(Braten & Stromso, 2009; McCrudden & Schraw, 2007; Wiley et al., 2009). CCSS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 결과 를 토대로 학생이 여러 문서를 읽고 각 문서에 드러나는 다양한 생각이나 관 점을 분석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문서 읽기를 교육과정에서 명시적인 교육 내용으로 제시하거나 읽기 연구 분야에서 이를 실증적 결과를 토대로 직접적으로 다 루고 있는 것은 드물다. 그러나 필자가 글의 내용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자 료를 읽게 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필자의 자료 선택과 변형에 초점을 맞추어 다문서 읽기에 대한 논의가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초 등학생이 정보전달적 글을 쓰기 위해 주어진 자료들을 어떻게 변형하는지 (이정우, 2012), 중학생이 정보전달적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떠한 담화 종합 양상을 보이는지(박소희, 2009), 여러 자료에 대한 모둠 토의를 하고 글을 쓴 고등학생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최건아, 2013) 등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학교 급을 막론하고 다문서 읽기를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은 다문서 읽기 능력이 읽기 능력 그 자체 로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도 필 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임을 함의한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읽기 능력의 하나로 다문서 읽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러한 능력은 결국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의 삶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 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학생들은 이전의 학생들에 비해 보다 많은 문서를 접하게 되기에, CCSS에서는 이를 분석적이고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 이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읽기 연구에서 설명해 온 복잡다단한 다문서 읽기의 과정들이 CCSS에 어느 정도로 구체화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 가 있다. CCSS 전반에 걸쳐 다문서 읽기의 복잡성이 언급되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설명이 매우 일반적이고 피상적이다. 예컨대, CCSS의 중핵 기준에 서는 주로 상이한 저자가 동일한 주제에 관하여 자신의 관점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하여 비교・대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함을 기술하고 있지만, 구 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비교해야 하고, 비교의 과정에서 텍스트의 어떤 내 적・외적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술은 부족하다. 다문 서 읽기가 필요하다는 구호적 진술에 그칠 뿐 실제로 교육을 위해 구체적으 로 고려해야 할 지점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것이다. 하나 이상의 문서를 읽 는다는 다문서 읽기의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만으로는 지금까지의 읽기 639 연구에서 축적된 다문서 읽기 과정과 관련 능력에 관한 연구 결과가 CCSS의 내용으로 온전하게 치환되었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3. 디지털 매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 읽기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는 더 이상 전통적인 교과서, 신문, 잡지 등 과 같은 인쇄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독자를 둘러싸고 있는 21세기의 대중다중-전자 매체 환경의 급속한 팽창과 변화를 생각해 보면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텍스트를 읽고 소화할 수 있는 읽기 능력이 CCSS에서 강조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디지털 텍스트 읽기와 관련하여 미래 사회의 성공 적인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세 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다. 첫째로는 인 터넷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선정할 수 있는 능력, 둘째로는 수많은 언어적, 시각적, 영상적 텍스트들에 의해 전달되 는 정보를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셋째로는 결과적으로 이렇게 증 진된 지식을 학습 과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CCSS의 목적에는 미래 사회에 대한 대비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와 같은 능력을 포함한 디지 털 텍스트 읽기 능력이 강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지금까지 의사소통 환경의 변화에 수반되는 읽기 과정과 읽기 능력에 관한 연구는 꾸준하게 확산되어 왔다. 특히 인터넷의 보급 및 그 급속한 팽 창을 전후하여 인간, 인지, 언어를 다루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웹 기반 매 체에서 텍스트를 읽을 때에 요구되는 읽기의 복잡성을 조사한 연구들이 상 당 정도 수행되었다. 예를 들면, 인터넷 하이퍼텍스트 환경에서 요구되는 비 선형 읽기 행동과 상위 인지적 통제 능력(Azevedo, 2007; Graff, 2005), 전 략적 정보 선택과 정보 선택 경로의 응집성(Salmeron, Kintsch, Canas, & Fajardo, 2005), 효율적 정보 검색 행동과 비판적 정보 평가의 준거(Kuiper, Volman, & Terwel, 2005), 디지털 다문서 읽기 능력(Goldman et al., 2013), 복합 양식 텍스트의 통합적 이해(Zammit, 2012) 등이 깊이 있게 연구되어 왔다. 읽기의 관점에서 뉴리터러시(new literacies)4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 터넷 환경이 인쇄 환경에 비하여 보다 복잡하거나 추가적인 전략을 요구한 다고 간주하고, 이를 문제의 발견, 정보의 수집, 정보 분석・종합, 정보 평가, 정보 소통으로 제안하였다(Leu, Kinzer, Coiro, & Cammack, 2004). 이와 같 은 시대의 흐름과 학문적 성과를 비추어 볼 때에 CCSS에서 디지털 읽기 능 력을 강조하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있다. 또한, 교육이 학생들의 미래의 삶 에 대비해야 함을 고려할 때에 그 타당성은 더욱 높아진다 할 수 있다. 국내의 논의도 이와 다르지 않아, 인터넷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 에게는 그 이전 시대의 청소년들과 다른 읽기 능력이 필요함을 전제하며 이 를 더욱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조병영(2012)에서는 청소년 독자들이 복잡 한 하이퍼텍스트 공간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 분석하고 정보의 질을 평 가하면서 이를 깊이 있게 학습하는 전략이 부족함을 들어, 청소년 독자에게 필요한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매체 텍스트 읽기 능력이 포함되어 있음을 언 급하고 있다. 또한 서혁・오은하(2013)에서는 새롭게 다가올 스마트 교육 시대의 국어과 핵심 역량 중 하나로 다중담화텍스트 기반 의사소통 역량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디지털 매체 텍스트 읽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CCSS의 성취 기준이 디지털 읽기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명시 4 ‘뉴리터러시’라는 용어에는 학문적 배경과 이론적 틀에 따라 상이한 개념들이 존재하는 데, 크게 (1) 정보 처리 중심 인지심리학의 지배적 패러다임을 극복하는 ‘새로운 관점(사 회문화주의)’으로서의 New Literacy(New London Group, 1996), (2) 전통적으로 교 실에서 배제되어 왔던 문식 현상과 실천 양상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탐구’로서의 new literacy(Lankshear & Knobel, 2003), (3) 기술적 진화에 기초한 문식 환경에서 요구되 는 ‘새로운 능력’으로서의 new literacies(Leu, Kinzer, Coiro, & Cammack, 2004)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인터넷’ 또는 ‘웹’과 관련된 다양한 문식 현상들에 대한 탐구는 이 세 가지 관점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라 할 수 있다. 앞서 <표 2>에서 제시한 중핵 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CCSS는 특히 (1)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사회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텍스트의 이해와 수용 능력을 적극 설명하기보다는 (2)와 (3)에서 강조하는 새로 운 매체, 기술, 환경에서 생산 소통되는 텍스트의 이해와 수용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641 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중핵 기준을 통해 인쇄 자료뿐 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서 효율적으로 핵심 정보를 추출할 것을 요구하거 나 온라인 자료의 출처, 신뢰성, 정확성 등을 확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디 지털 읽기 능력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체만 으로 인쇄 문서 읽기 환경에 비하여 ‘보다’ 또는 ‘새롭게’ 그 역할과 중요성이 증대되는 읽기 능력들을 유기적이고 세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 렵다. 최근의 읽기 연구들은 미로처럼 복잡하고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인터 넷 공간에서 자신의 읽기를 계획, 반성, 점검, 조절, 평가하는 능력, 수많은 정 보들의 신뢰성, 타당성, 유용성 등을 판단하여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 선택된 자료들 사이의 의미적 연결 고리를 찾고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핵심적 임을 설명한다(Cho, 2013; Goldman et al., 2012).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CCSS가 중점을 두고 있는 텍스트 기반의 자세히 읽기의 관점에서는 이 러한 반성적 읽기 능력, 비판적 읽기 능력, 유용한 텍스트의 탐색 능력, 상호 텍스트적 의미 구성 능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이는 성취 기준이라는 문서의 목적과 형식 자체가 이미 읽기 능력 에 관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설명을 제한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CCSS 자체가 인쇄 글 또는 디지털 문서라는 텍스트 의 다양성에 크게 주의를 기울인 반면 그러한 텍스트 환경이 요구하는 사고 또는 사유의 복잡성은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복잡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 단언컨대, 복잡한 텍스트 읽기(accessing complex text)는 CCSS가 가 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사실상의 국가 수준 성취 기준을 마련하게 된 동기 중 하나가 미국 학생들의 읽기 성취도 및 학 업 성취도 저하에 있기에, 언어적, 구조적, 의미적으로 복잡한 글을 읽음으로 써 정보를 습득하고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은 CCSS가 내세우는 가장 핵심적인 읽기 능력이다. 이는 학생들이 어렵고 복잡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면, 고차원적 학습 능력이 함께 증진되고, 따라서 학업 성취도도 향상될 것이란 가정에 기반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과거 세대들에 비하여 오늘의 젊은 세대들이 전 반적으로 점점 더 쉬운 글을 읽는 데에만 노출되어 왔다는 전제 자체가 근거 없는 가정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Gamson, Lu & Eckert, 2013). 이 연구자 들은 1905년에서 2004년 사이에 30개 출판사들에 의해 개발 보급된 117종 의 교과서 시리즈를 수집하고, 이 교과서들에 사용된 말뭉치 자료를 구축하 여 그 난이도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중에서 텍스트 분석 준거에 부합하는 2,151종의 3학년 교과서와 1,718종의 4학년 교과서의 어휘 복잡도, 문장 난 이도, 그리고 텍스트 이독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난 세기 동안 학생들 이 사용한 교과서 텍스트의 복잡도는 줄곧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 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음을 확인하였다. 학생들이 읽는 텍스트가 더 쉽기 때문에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CCSS의 전제에 대해 연구 결 과를 근거로 들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CCSS가 표방하는 교육과정의 구성 원리를 뒷받침하는 연구 기반이 매우 취약할 수 있음을 보 여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CCSS에서는 복잡한 텍스트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을 우선 과제 로 설정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한다. CCSS는 복 잡한 텍스트를 선정하기 위한 준거로 양적 준거와 질적 준거, 그리고 독자과제 준거를 제안한다(서혁 외, 2011; 최숙기, 2012). 이때 양적 준거는 언어 적 측면에서의 준거로 주로 Lexile 점수를 통한 문장의 복잡도와 단어의 난 이도를, 질적 준거는 의미적 측면에서의 준거로 요구되는 지식의 수준, 글의 구조, 언어적 명확성, 명시적・암시적 의미의 수준 등을 의미한다. 그리고 독 자-과제 준거는 독자의 지식, 경험, 동기와 같은 독자 변인과 부여된 과제에 따른 독서의 목적 등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측면은 지금까지의 읽기 연구 643 가 탐구하고 설명해 온 읽기의 중요 요인들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가령, 전통적인 이독성의 개념을 토대로 보다 진전된 측정 도구를 제안한 것이나, 양적 이독성의 준거만으로 부족한 텍스트의 의미적 부분을 질적 준거로 보완한 점(Chall, Bissex, Conard, & Harris - Sharples, 1996), 그리고 텍스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독자’ 그리고 독자가 글을 읽는 상황과 목적을 결정하는 ‘과제’에 관련된 요인들을 잊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CCSS가 텍스트의 ‘난이도’ 또는 ‘복잡도’를 분석하고 결정하는 비교적 큰 틀 에서의 체계적 준거를 정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텍스트 복잡도 모형의 여러 가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 은 접근이 지금까지의 읽기 연구가 설명해 온 교육적, 발달적 관점에는 다 소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내용 과 형식면에서 기존의 학년 수준 난이도를 훨씬 상회하는 매우 어려운 수 준의 ‘복잡한’ 글 읽기를 학생들의 개인차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요구하 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세 가지 판단 준거 중에서 양적 준거인 Lexile 점수 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Lexile 점수는 텍스트 복잡도를 매우 수월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정작 수준 높은 텍스트를 선정하는 데 에 있어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Williamson, Fitzgerald, & Stenner, 2013). 셋째, 어려운 글을 읽을 수 읽는 능력이 중요하 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어려운 글을 자세하게 읽는 독립적 묵독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학생들이 스스로 어려운 글을 읽는 것은 읽기 교육의 장면에서 볼 때에 매우 강조되어야 할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교사 의 보조적, 안내적 읽기 지도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희석된다. 넷째, 학생들 의 학업 성취도를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의 국가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어려 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어려운 기준으로 인해 실제로 더 많은 비중의 학생들이 이 성취 기준에 도달하는 데 에 실패하게 되는 반어적 상황을 내포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볼 때에 CCSS가 제안하는 복잡한 텍스트 읽기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 생의 발달 수준과 읽기 수업 등에 대한 보다 정교한 교육적 고려가 수반되어 야 할 것이다. 5. 학문적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 과거의 성취 기준에 비해 CCSS에서 확연하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바로 내용 교과 텍스트 읽기를 미래 고등 교육 및 직능 사회에서 요구하는 중요한 문식 능력의 하나로 보았다는 것이다. 교과의 주요 개념, 이론, 논리, 원리, 절 차 등의 정보는 텍스트를 통해 매개되고 소통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에, 텍스트를 정확하고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교과 학습에서 요구되는 매 우 근본적인 지적 능력임에 틀림없다. 내용 교과에서 다루는 텍스트, 보다 본 질적으로는 배경 학문 분야에서 다루는 텍스트를 읽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 은 해당 학문의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에서 소통 되는 학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다양한 담화에 적극적이고 비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시민의 소양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 점에서 내용 교과 읽기는 새로운 시대가 보다 강하게 요구하는 읽기 역량 을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이순영, 2011; 이주섭, 2012). 교과 학습 또는 학문의 과정에서 요구되는 문식 능력은 주로 학습 과학 (learning sciences)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 시발점 중 하나인 Wineburg(1991, 1998)의 연구는 역사 전문가인 역사가와 능숙한 고등학생 독자가 역사 교과서, 역사 소설, 사료, 신문 기사 등 역사 관련 글을 읽는 방 식이 사뭇 다름을 밝혔다. 이 연구에서 고등학생 독자들은 역사 교과서 글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텍스트로 간주하고 그로부터 정보를 습득하는 일반적 정보 글 읽기 수행을 보였지만, 역사가들은 역사적 사건을 이해함에 있어 교 과서의 글을 신뢰하기보다는 관련된 다양한 문서의 출처를 먼저 확인하고, 텍스트를 특정 시・공간적 맥락에 대입하고, 문서들의 내용을 비교, 분석, 대 조해 가며 연결 짓는 읽기를 수행하였다. 즉 역사 글 읽기에 있어서는 ‘역사 645 가처럼 읽기(reading like a historian)’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전략이었던 것이다(Monte - Sano, 2010; Reiseman, 2012). 과학 교과에서는 과학적 논 증(scientific argumentation)의 과정을 과학적 담화의 중요한 측면으로 본 다(diSessa, 1995; Driver, Asoko, Leach, Mortimer, & Scott, 1994; Kelly & Chen, 1999; McNeil & Krajcik, 2009). 과학적 논증의 과정이 포함된 과학 적 담화는 대개 특정의 연구 과정을 거쳐 자료를 수집하여 과학적 주장을 뒷 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그 논리적 관계를 관련 이론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과학적 읽기의 핵심은 과학적 지식을 사용하여 글의 논증 구조를 따 져 읽고 그것이 설명하는 과학적 절차, 과정, 개념, 원리, 관점 등을 이해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볼 때에 과학적 논증 또한 읽기 능력 또는 문식 능력 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5차 교육과정 이래 ‘언어 사용 기능 신장’ 혹은 ‘언어 사용 능력 신장’을 국어교육의 핵심 목표로 삼아온 것으로 미루어 볼 때에, 우리나라 연구에서 도 이러한 흐름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김봉순, 1997; 서혁, 2006; 박 인기, 2006, 한철우・임택균, 2010). 특히, ‘각 교과가 자신의 기본 핵심 교육 내용으로 다루는 중요 개념 지식들이 언어적 지각의 수준에서 보다 정교하 고도 합리적으로(언어적 합리성을 강화하여) 가르쳐져야 한다.’는 지적(박인 기, 2006: 22)은 국어 교과에서 출발한 학문적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국어 교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과에까지 확산되어야 함을 강 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학문적 읽기 능력을 CCSS의 영역으로 마련한 것은 언어의 도구 적 성격5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보다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생각해 보면 CCSS가 개념화하는 이러한 읽기 능 5 주지하다시피 이때의 ‘도구’는 심리적 도구이면서 사고의 도구를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 서, 노명완(1990)에서도 국어교육의 도구성이 ‘단순 기능’의 반복을 넘어서는 고차원적 개념임을 강조한 바 있다. 력이 범교과적 특징을 넘어 교과 특수적 읽기 능력으로 설명되고 있는지 점 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읽기 영역의 10개의 중핵 기준이 역사 및 사회과, 과학 및 기술과 영역의 중핵 기준으로 변형・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교과 읽기 능 력의 기술이 일반적 진술에 그치고 있으며 교과 특수적으로 구체화되지 않 았음을 보여 준다. 역사적 사고, 역사적 읽기에서 요구하는 문서 이해 전략 들, 과학적 읽기에서 요구하는 논증의 구조 지식과 분석적 접근 방법에 관한 설명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문식성은 과학적 지식과 역사적 지식이 글로 전달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와 역사적 사고에는 고차 원적인 영역 특수적(domain - specific)인 지식과 함께 언어와 문서를 다루는 능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Moje, 2008; Monte Santo, 2011; Norris & Philips, 2002). 이러한 점에서 CCSS의 해당 성취 기 준은 도구적 문식성의 개념을 넘어 학문적 문식성(disciplinary literacy)의 개념으로 진일보할 필요가 있다. IV.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21세기 미국의 국가 교육의 개선을 위하여 설계된 CCSS 가 함의하는 핵심 읽기 능력을 (1) 자세히 읽기, (2) 다문서 읽기, (3) 디지털 매체 읽기, (4) 복잡한 텍스트 읽기, (5) 내용 교과 읽기로 범주화하였다. 그 리고 이들 핵심 읽기 능력이 그간 읽기 연구 분야의 성과를 충실하게 반영하 였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CCSS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성 공적인 고등 교육과 직무 활동에서 요구되는 핵심 읽기 역량을 다양한 측면 에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의 분석 결과, CCSS에 서 강조하고 있는 읽기 능력이 지난 수십 년 간 쌓여 온 읽기에 관한 지식에 온전하게 부합하지 않거나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647 읽기란 다양한 형식과 종류의 복잡하고 어려운 텍스트를 면밀하게 분석 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능숙한 독자는 텍스트가 전 달하는 정보와 지식을 이해하고 구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점으로 볼 때에 CCSS에서 텍스트 요인을 강조하는 읽기를 전제하고 교육 내용을 설정하는 것은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읽기라는 인지적・정의적・사회적 과정은 텍 스트라는 하나의 핵심 요인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읽기를 또 다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텍스트라는 요인만큼 중요한 요인인 독자가 자리 잡 고 있다. 독자는 읽기의 주체로 기능하기에, 그의 역할과 지식, 사고, 전략, 흥 미, 동기 등에 대한 관심은 교육의 장면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CCSS에서는 텍스트 중심적 읽기에 무게 중심을 두다보니 역으로 독자 중심 적 읽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읽기 교육의 목적은 독립적이고, 사회적이며, 비판적이고, 능력 있는 전문가, 시민 으로서의 독자를 키우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읽기 교육은 곧 독자에 대 한 교육이다. 이런 점에서 텍스트 요인을 크게 강조하고 독자 요인을 상대적 으로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것은 CCSS가 갖는 제한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고 말할 수 있다. 현재 CCSS에서 전제 또는 가정의 형태로 함축되어 있는 독자 요인을 보 다 분명하게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읽기 역량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우 선 첫 번째로 (독자의) 지식적 역량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독자가 글의 내용 및 구조와 관련하여 보유하고 있는 지식, 자신의 읽기 상황에 대한 지식, 학 문 영역 특수적 지식, 인식론적 지식 등을 사용하여 읽기를 수행하고, 동시에 이들 지식을 지속적으로 증진하여 더 나아가서는 보다 정교한 지식을 창안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독자의) 반성적 역량을 들 수 있 다. 이는 읽기를 수행하는 독자가 자신의 독서에 대해 초인지적 점검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좀더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이 능력은 자신이 수행하 고 있는 읽기의 목적, 초점, 상황 등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며, 읽기의 국면에서 발생하는 세부적인 과정과 절차들을 계획, 조정,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세 번째로 (독자의) 정의적 역량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특정 텍스트, 주제, 장르 등에 연관하여 읽기 동기, 태도, 흥미 등 정의적 반응 을 보이고 합리화할 수 있으며, 읽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읽기 관심을 고양 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될 수 있다. 네 번째로 (독자의) 사회적 역량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텍스트의 생산 맥락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텍스트의 정보가 그 맥락 안에서 갖게 되는 의미를 분석하며, 텍스트에 숨겨진 의도, 목 적, 동기를 파악함으로써 보다 큰 사회적 담화에 비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독자의) 발달적 역량을 들 수 있다. 여기 에는 학교와 가정의 교육을 바탕으로 하여 읽기 능력을 함양하고, 스스로 평 생 독자로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역량이 포함될 수 있다. 다소 범박하기는 하지만, 이 연구에서 독자와 관련된 역량 요인을 제안 하는 까닭은 읽기 연구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수십 년 간의 읽기 연구의 역사가 증명하듯, 읽기 과정을 설명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두 축은 ‘텍스트’와 ‘독자’이다. 그렇다면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읽기 교육을 설정하고 그러한 읽기 교육을 통해 보다 다차원적 방식으로 독자의 읽기 역 량을 함양하기 위해서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 고 중요하다는 점은 자명하다. CCSS는 바로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 문에 가능성을 가진 동시에 한계점을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과정을 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은 지난하다. 설사 그것이 타국의 교육과정이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국어과 교육과정은 국어교과학이라는 영역과 교육과정론 일반 사이, 그리고 학문계와 교육현장 계 사이의 연계와 길항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면적 실체이다. 국가적 사회적 요구와 교육 현장의 요구가 중첩되는 복합적 성격의 과제를 교과의 언어로 수렴하고 해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정재찬, 2012: 83)기 때문이다. 이 러한 이유로 여기에 더하여 교육과정이 학계의 논의를 얼마나 수렴하고 있 는지 살펴보는 이 연구가 교육과정 개정에 있어 또 하나의 어려움을 더 추가 한 것이 아닌지 다소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국의 교육과정 내용 649 과 근거를 치밀하게 점검하여 우리 것으로 수용함에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가능성과 제한점 모두를 균형적으로 도출하는 과정이, 국어과 교육과정 개 정의 정합성을 찾기 위한 길에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본 논문은 2014. 1. 28. 투고되었으며, 2014. 2. 7. 심사가 시작되어 2014. 2. 28. 심사가 종료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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