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대중매체 교육과정 연구
최인자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
국어교육학연구 13집 491-512 (2001)
초록
본고는 대중매체의 문화화 기능에 주목하여 매체교육과 국어교육과의 접목을 시도하였다. 현대사회에서 대중매체는 해당 공동체 구성원의 사회화, 문화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의한다면, 대중매체의 악영향을 차단한다는 식의 '보호주의적' 매체교육의 발상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대중매체가 당대 문화를 생산, 재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문화 텍스트의 하나라 할 때, 그것은 개인과 공동체 모두의 의미화 작용에 관여하는 핵심적인 기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중매체를 문화 텍스트의 하나로 볼 때, 국어교육에서 대중매체교육은 당대 언어문화에의 비평과 참여라는 지평 속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 본고의 전제이다. 이러한 전제는 기존에 논의되었던 매체 언어 중심의 매체교육이나 텍스트 안에 숨겨져 있는 삽층 이데올로기를 교사의 주도하에 분석해 나간다는 비판적 문식성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중매체를 매개로 하여, 당대 언어의 사회적, 문화적 문식성을 교육한다는 입론을 가능케 한다. 이는 매체교육에서 개인적 자율성과 사회적 공공성 양축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다. 근대 시민사회의 주체적 경험이 부족하였던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고려할 때, 양자의 결합은 한국적 미디어교육 모델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세 단계의 활동을 교육 내용으로 세웠다. '미디어의 언어문화 비평→수용 경험의 정서적 성찰→대안적 미디어 생산'의 활동이 그것이다. 미디어 읽기는 미디어를 매개로 하여 당대 언어문화를 비평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미디어 텍스트, 맥락, 주체 변인 모두를 포괄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데, 텍스트 변인에서는 상징적 관습이나 서사 도식, 맥락 변인에서는 이데올로기, 사회·문화적 의미, 주체 변인에서는 사회, 문화적 정체성들이 중요한 범주가 된다. 이러한 비평을 통해, 학습자들은 한 사회에서 기호가 생산, 소비되는 전반적인 과정을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수용자는 자신의 수용 경험을 텍스트로 하여, 자신의 사회, 문화적 위치를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수용자 개인의 경험을 성찰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사회적 공공성과 연결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안적 매체 제작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기존의 언어문화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 내용을 위해서는 교재 역시 하나의 매체 텍스트나 장르를 선택하기보다는 매체 텍스트와 수용 텍스트, 그리고 매체 상호적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고려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수업 역시 정해진 정답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학생들의 실험적이고 자율적인 탐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키워드
비판적 미디어 교육과정당대 언어문화 비평비평적 자율성공공성미디어 읽기미디어 쓰기상호작용 틀상징적 관습이미지와 서사도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