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의 생태와 교과의 진화 -교과의 개념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국어교과의 진화 조건-
박인기
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연구 34호 309-343 (2009)
초록
이 논문에서는 교과의 역동성과 발전을 진화의 개념으로 파악하여, 교과의 미래를 진단하려 한다. 진화는 원래는 생물학적 개념이지만 오늘날 인문사회 현상에도 널리 적용하고 있다. 교과의 진화를 파악할 때는, 교과(또는 교과교육학)를 유기체적 존재로 본다. 즉 교과가 자신을 둘러싼 각양의 생태학적 조건들과 더불어, 동화와 조절을 부단히 해 나가는, 어떤 주체로 본다. 이는 개별 교과를 개별 종(種)의 차원에 유추하여 그 진화적 양상을 살펴보는 방식과 같다. 교과의 진화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1) 학문적 자각을 통하여 교과교육학의 이론화를 하는 일, 2) 교과교육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 역동적으로 실천하는 일, 3) 교과의 성격과 기능과 힘을 보장해 주는 제도나 교육체제, 4) 그 교과에 대한 사회적 수요, 5) 그 교과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생태, 6) 그 교과와 관련되는 학문 유전자들 간의 결합 등이 있다. 교과가 20세기 학교 제도에 고착되어서 변화 에너지를 가지지 못하거나, 교과(지식)의 이데올로기가 도그마로 굳어 버리면, 그런 교과는 현실 세계의 수요자에게 다가가는 탄력성을 잃고 마침내는 도태될 것이다. 교과의 이념은 생태적 조건에 따라서 보다 유연하고 소통적이어야 한다. 교과가 제도 학교의 형식들을 벗어났을 때 교과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떤 가치 작용을 할 수 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 이 문제는 교과의 미래와 진화를 모색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교과의 미래적 양태를 예견하고 전망하는 데는 어떤 교과가 내재적으로 품고 있는 지식의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과교육학자들은 교과가 자신의 생태에 대해서 호응할 때, 교과가 지니어야 할 적합성(Fitness)을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를 통찰해야 한다. 아마도 전통적으로 교과를 지배해 온 학문 내용은 적합성 면에서 크게 약화될지도 모른다. 어떤 교과의 ‘유동성’과 ‘변형적 자질’과 ‘자기 조절의 성향’은 학문적인 것에서 생긴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교과를 둘러싼 생태적 조건, 사회적 수요 그리고 문화적 환경이 가해 오는 압력에 의해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교과 진화를 위해 교과교육학자들이 감당할 교과교육학 담론의 방향으로서는, 1) 생태학의 인식론으로 ‘지식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2) 자기 교과와 타 교과(학문)와의 상호성을 확충하며, 3) 교과가 현실에서 어떤 작용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4) 교과와 문화의 관계를 살피는 연구를 더욱 강화하며, 5) 교과와 기술(technology)의 관련 양상에 대한 메타 연구 등을 제안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진화된 교과교육의 패러다임을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교과의 진화교과교육학의 이론화문화적 생태학문적 유전자지식의 유전자적합성자기 조절생태적 조건사회적 수요
